[이슈 돋보기] 부르키니, 여성 억압인가 해방인가

프랑스 해안도시 니스는  지난 19일 해변에서 부르키니 착용을 금지했습니다. 부르키니는 무슬림 여성들이 선호하는 몸을 가리는 수영복입니다. 이미 프랑스 다른 여러 지역에서도 부르키니를 금지한 상황이었습니다.

프랑스는 공중장소에서 히잡이나 십자가 등 종교 상징을 드러내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그러나 부르키니도 종교 상징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프랑스가 2015년 초부터 이슬람 무장주의자의 테러 공격을 여러 차례 겪으면서 떠오르는 논쟁 거리입니다.

프랑스 총리 마누엘 발스의 말을 들어보죠. “여성이 본성적으로 음탕하고 불순하기 때문에 몸을 완전히 가려야 한다는 개념이다. 이는 공화국 프랑스의 가치와 충돌한다.  이런 도발에 맞서 프랑스는 자신을 지켜야만 한다.”

반면 프랑스 인권 연맹((Ligue des droits de l’Homme)의 패트리스 스피노시의 생각은 다릅니다. “[부르키니 금지는] 생각의 자유, 종교의 자유, 의복의 자유, 이동의 자유 등 여러 근본적인 자유를 심각하고 명백하게 불법 침해한다… 오늘은 해변이지만 내일은 길거리가 될 것이다.”

 

막상 부르키니 금지 이후에 프랑스에서는 부르키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판매가 늘었다는 것이 아이러니합니다. 특히 태양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려는 비무슬림 여성의 구매가 늘었다고 합니다. 부르키니를 처음으로 제작한 레바논계 호주인 아헤다 자네티(Aheda Zanetti)는 “일요일에만 비무슬림 여성 주문이 60건 이상이었다”면서 “너무 정신이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 [Guardian] 프랑스 경찰, 니스 해변에서 부르키니 입은 여성에게 벗도록 명령 – 사진 https://t.co/XBoRrJopzR

23일에는 니스 해변에서 부르키니를 입은 여성에게 벗도록 명령하는 4명의 경찰이 사진이 찍혀 논란을 더욱 점화시켰습니다. 다른 여성도 칸의 해변에서 레깅스, 튜닉, 머릿수건을 하고 있다가 벌금 고지서를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벌금 고지서에는 “도덕과 비종교주의를 존중하는 의복”을 입지 않았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Australian swimmer Annette Kellerman was arrested in 1907 for wearing a sleeveless swimming outfit, seen to be so revealing that it was obscene

  • [Guardian] 부르키니 금지: 옷차림을 금지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여성 수영복 금지의 역사 https://t.co/ZcuV4xoAHj

가디언 지는 여성 수영복 금지의 역사를 짚어줍니다. 1907년 호주 수영선수 아네트 켈러먼(Annette Kellerman)은  미국 보스톤의 해변에서 소매 없는 원피스 수영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체포가 됐습니다. 너무 몸을 드러내 외설적이라는 것이었죠. 그녀가 입었던 수영복은 놀라울 만큼 부르키니와 비슷합니다.

그런데 1950년대에 비키니가 생겨나자 켈러먼은 “비키니를 입는 것은 큰 실수다. 비키니는 몸을 너무 많이 보여준다. 몸매가 아주 좋은 사람도 다리를 못생겨보이게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비키니는 교황도 비판했으며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에서도 금지됐습니다. 반면 오늘날에 와서는 “비키니에 준비된” 몸을 위해 굶고, 제모하고, 태닝하고, 운동을 하는 게 미덕이 되었습니다.

프랑스 롱랑스 로시뇰 여성권익부 장관은 해변에서 몸을 거의 가리지 않는 것이 페미니즘이 된 것처럼 이야기 합니다. 로시뇰 장관은 “[부르키니는] 부르카와 논리가 같다. 여성의 몸을 통제하기 위해 가려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합니다.

 

  • [Quartz] 수영복 길이 재던 과거부터 부르키니 금지한 현재까지… 여성은 해변에서조차 맘편히 쉬지 못한다 https://t.co/QRr49ladWE

쿼츠도 역사에 주목합니다. 1900년대 초 미국에선 너무 짧은 수영복이 금지되어 경찰관들이 자로 재고 다녔습니다. 1921년 하와이에서는 14세 이상의 청소년이 무릎까지 오는 수영복을 입어야만 하는 법이 생기기도 했고 1933년 캘리포니아에서는 무릎 위 3인치(약 7.6cm)보다 짧은 수영복을 금지했습니다. 현재는 완전히 역전된 상황인 것이죠. 링크에서 다양한 수영복 단속 사진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Burkini creator and manufacturer Aheda Zanetti

  • [Guardian] 부르키니 발명자, “여성에게 자유를 주려고 발명했지 뺏으려고 발명한 것 아니다” https://t.co/jWpmGmOuDf

부르키니 상표권을 소유한 아헤다 자네티는 가디언 지에 부르키니 발명 목적을 설명하는 기고문을 보냈습니다. 자네티는 2004년 부르키니를 발명했던 것은 여성들에게 자유를 주려고였지, 자유를 빼앗으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계기는 히잡을 쓰는 조카가 네트볼 팀 합류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건입니다. 조카가 결국 네트볼을 하게 되자 가족들은 조카의 경기를 보러갔고, 히잡이 스포츠에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집에 가서 무슬림 여성을 위한 스포츠 의상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그런 의상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부르키니를 고안해내게 된 것입니다.

자네티는 또 부르키니가 해변용 부르카라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호주에서 평생을 지낸 자네티는 부르카의 상징을 몰랐으며 그저 몸을 가리는 겉옷이라는 사전의 설명을 읽고 부르카와 비키니 두 단어를 조합한 것입니다.

자네티는 부르키니가 휴식과 행복, 즐거움, 운동, 건강을 상징하지 이슬람을 상징하지는 않는다고 말합니다. 부르키니를 입지 말라는 말은 이슬람 여성에게 해변에서 나가 부엌으로 돌아가라는 말과 같다는 것이죠. 자네티는 여성들에게 자유를 빼앗아가는 프랑스 정치인들은 탈레반만큼이나 나쁘다고 역설합니다.

 

과연 부르키니는 프랑스 정치인들이 말하는 것처럼 여성 억압의 상징일까요? 아니면 부르키니를 발명한 자네티의 말처럼 이슬람 여성 해방의 상징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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